신경분리, 농협 꿈 실현 불구 농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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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농협 꿈 실현 불구 농민 반발

농협법 개정안 내용과 전망

농협의 신경분리를 주요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농협의 20년 꿈이 실현된 것이다.
신경분리란 농협의 금융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해 따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번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내년 3월2일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공식출범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농민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농업인을 위한 조직인 농협이 이번 법 개정으로 더욱 신용사업위주로 가게 됐다는 지적이다. 농협법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경분리란?
현재 농협이 모두 맡고 있는 금융업무인 신용사업과 농축산물의 유통 및 판매업무인 경제사업을 두 개의 지주회사로 분할해 농협중앙회 아래 두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는 자산 200조원에 이르는 금융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농협은행, NH생명과 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카드, NH-CA자산운용 등 5개 자회사는 여기에 편입된다.
경제지주회사는 독립된 자본과 조직을 갖추게 되는데, 현재로선 농협에 원예·양곡·축산 판매본부를 설해, 직접 유통을 관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신경분리를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한 것은 신경분리논의 시작 20년 만의 일이자 정부가 개정안을 제출한 지 1년3개월 만의 일이다.
신경분리의 효과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의 강화를 명분으로 한 농협법 개정안임에도 신경분리로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날 부분은 금융사업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출범과 동시에 금융권 경쟁구도에 큰 영향을 미침은 물론 100% 토종 금융지주 탄생으로 지금까지 ‘빅4’ 체제였던 금융지주사가 ‘빅5’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추정치 230조원으로 5위를 기록할 전망이고, 전국 곳곳에 뻗어있는 1천158개 점포망은 시중은행 1위인 국민은행 점포수 1천138개보다도 많다.
보험과 카드업계도 파장은 같다. 현재 농협보험의 자산규모가 2009회계연도 기준으로 3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농협보험은 탄생과 동시에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과 함께 ‘빅4’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역농협은 어떻게 되나?
지역농협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전국농협협동조합노동조합도 경쟁에서 크게 밀려 지역농협은 소멸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역농협도 공동사업법인과 유통센터가 있어 관련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마당에 농협이 법인과 금융지주사 형태의 사업을 한다면 더 많은 자금력과 유통망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역농협은 아예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우려다.
결국 농협법 개정은 농협중앙회 조직이 업무에 따라 분리되면서 전국에서 만날 수 있는 농협 지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1천180여개인 지역농협을 500개 정도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 통폐합의 회오리가 불 전망이다.
왜 반발하나?
농협의 오랜 숙제인 신경분리가 해결되게 됐음에도 농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농협이 여전히 ‘돈 장사’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농민회 등은 “농민들의 농협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 자기이윤을 남기기에 급급하더니 급기야 본격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 금융지주 회사를 설립해 농민들의 주머니를 털겠다고 나섰다”면서 “농협법 개정안은 자산규모 200조원의 초대형 금융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농민들이 키운 ‘협동조합’의 자산을 재벌과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내던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경제지주회사가 판매유통사업에 적극 나서도 싼값에 농산물을 사들여 비싸게 판매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농민과 소비자들에게 결국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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