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고품질 녹차 제조 노하우
다원·공장 직접 운영 경쟁력 갖춰
월출산 아래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자라는 차나무. 맑은 공기와 좋은 토양에서 재배되는 차는 맛과 향에서 차의 고장 보성에 뒤지지않는 품질을 자랑한다. 지역내 고품질 녹차를 생산하는 월출녹차(www.switea.com 대표 최규천·57·도포면)는 다원을 운영하며 녹차를 제조하는 유일한 농가이자 업체다. 다양한 품목의 품질좋은 녹차를 제조, 생산하며 영암 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월출녹차의 다원과 녹차 제조과정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파 탓에 더욱 깊은 향
연녹색의 신록에 따스한 봄햇살이 꽂히자 여린 찻잎이 꿈틀거린다. 다원(茶園)에 연둣빛 어린 순이 고개를 내밀고 찻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덕진면 장산리 소재 월출녹차의 다원이다.
5월 초순 곡우(穀雨 4월 20일)가 지났지만 긴 이랑의 차밭은 우전(雨前)을 따느라 분주하다. 녹차 잎을 정성스레 따는 아낙네들의 손길은 아직 어린 새순이 조금이라도 다칠세라 갓난아기 다루듯이 조심스럽다. 녹차잎의 새순을 손으로 따는 작업은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계속된다.
이날 딴 햇차는 양이 많지 않은 만큼 값도 높게 나가는 고급차 ‘우전차’가 된다. 올해는 지난 겨울 극심한 한파로 차나무 동해피해로 인해 우전차 만드는 시기가 1주일에서 10일 정도 늦어졌다. 그러나 향과 맛은 더욱 깊다.
월출녹차 최규천 대표는 “올해는 한파가 심해 첫차 따는 시기가 10일 정도 늦어져다”며 “그러나 추위 탓에 차향은 더욱 짙고 좋다”고 말했다.
■차중에 차 ‘우전(雨前)’
녹차는 채취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누며, 또는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네물차로 나누기도 한다.
우전차는 곡우절(穀雨 4월 20일) 이전에 따는 첫물차로서 세작(細雀)과 구별된다.
우전은 겨울을 지내고 처음 나온 움(창)과 어린잎 즉 차순으로 만들기 때문에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여 생산량이 적고 값이 매우 비싼 최고급차다.
월출녹차가 생산하는 우전은 이른봄 가장 먼저 딴 첫물차를 전통방식으로 덖어 만든 고급 우전차다. 구수한 맛과 향의 고급스러움이 가히 월출산의 기와 맑은 공기를 담은 명차라 하겠다.
우전에는 아미노산 함량과 비타민C의 함량이 높아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 봄향이 세작이나 중작에 비해 많이 난다. 최상품으로 여기지만 입하 무렵에 만든 차도 이에 못지 않다.
한편, 세작은 입하(5월 6일) 무렵에 딴 찻잎으로 찻잎이 가늘고 부드럽다. 작설(雀舌)이라고도 한다. 물에 풀어지는 찻잎의 모양이 참새의 혓바닥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세작 이후에 딴 차는 중작(청차)과 대작(황차)이 된다.
찻잎이 어릴수록 구수한 맛이 나지만 점점 자랄수록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카데킨 함량이 늘어난다. 우전은 아미노산 함유량이 가장 많다.
■제다 기술과 노하우 축적
월출녹차 최규천(57), 박희숙(53) 부부는 1999년 덕진면 장산리에 1만1천평에 차 씨를 뿌려 다원을 조성했다. 해서 다원의 차나무는 모두 12년생으로 차맛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수령 10년에서 20년 사이의 차나무가 차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저 차(茶)가 좋아서” 차농사를 시작했다는 최규천 대표는 오늘날 녹차 재배와 제다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 쌓기 까지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제다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생산과 유통면에서도 남모르는 아픔을 겪은 후에야 ‘월출녹차’라는 브랜드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게 됐다.
최 대표는 “월출녹차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어느 지역의 차보다도 우수한 품질을 자신한다”며 “친환경 무농약 재배를 넘어 유기농 재배로 들어선지도 수년째”라며 우수성을 확신했다.
또 직접 다원과 제다공장을 운영함으로써 원가와 생산비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득을 올리게 됐다.
2005년에 설립한 도포면 봉호리 1617번지 소재 ‘월출녹차’ 공장은 대지 300여평에 2동의 건물로 다양한 품목의 녹차를 생산할 수 있는 첨단시설과 장비을 갖추고 있다. 대용량 살청기(초청기, 차를 덖는 기계) 4대, 유념기(차를 비비는 기계) 3대, 청차 제조기 1기, 황차제조기 1기, 티백제조기 등 첨단 장비 뿐만아니라, 발효실, 숙성실 등 시설은 어느 제다업체에 뒤지지 않는다.
월출녹차는 이같은 기반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우전, 세작 등 고급 잎녹차, 청차, 황차 등 발효차와 현미녹차티백, 황차티백, 분말차 등 20여종의 제품을 연간 15톤 정도 제조 생산한다.
최 대표는 “차의 고장 보성에도 우리처럼 제다시설을 갖춘 농가가 몇곳 되지 않는다”며 “자동화되고 첨단 장비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시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입문의 : ☎061)472-3254, 011-616-3253
홈페이지 : www.switea.com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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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녹차 만들기
혀끝에 느껴지는 차맛이 모두 다르듯이 제다법 또한 무궁무진하다. 월출녹차 최 대표는 “차를 만들때 마다, 또 만든 차 마다 새롭고 맛과 향이 다르다. 자연의 향을 온전하게 담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해 제다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좋은 향과 맛을 담은 차(茶)에는 자신만의 기술과 노하우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제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료인 찻잎이다. 맛과 향이 풍부하고 신선한 찻잎이 우선이며 그에 따른 제다기술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제다 방법으로 채다(차잎따기) - 위조/탄방(수분 말리기) - 살청(차덖기1) - 유념(차덖기2) - 건조 - 가향(마무리)의 과정이 있지만, 덖는 시간, 건조시간, 유념시간과 강도 뿐만아니라 날씨와 바람 등 환경에 다른 변수도 많다. 월출녹차 최 대표가 시연해 보인 우전차 제다과정을 소개한다.
1. 채다(차잎따기)= 찻잎은 어린 새순 1창2기가 달린 잎을 딴다. 신선, 균일, 청결을 유지하고 차 순과 잎이 상하지 않게 정성을 들여 딴다.
2. 위조/탄방(수분 말리기)= 그늘진 곳에서 차잎의 수분을 말리고 턴다(차향을 돋운다). 이 과정은 차잎을 얼레면서 차잎이 품고있는 향을 최대한 발산케 하고 끌어내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향이 달라진다. 찻잎을 처음 땃을때는 유향(젓향)이 강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청향(사과향)도 강해진다.
3. 살청(차 덖기)= 가마솥이나 대용량 살청기에 차를 넣고 덖는다. 차잎에 전달되는 온도가 250℃ 정도가 되도록 살청기 온도를 올려주며 줄기와 잎을 고르게 익힌다. 찻잎 속에 들어있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시켜 화학변화를 막기 위한 공정이다. 첫 살청으로 찻잎은 부피가 줄면서 부드러워져 유연성을 가지며 다음 공정인 유념이 잘되게 도와준다. 유념(비비기)와 더불어 2~3차례 반복한다. 첫 살청 이후에는 온도를 200℃, 100℃로 점차 낮추어준다.
4.유념(차 비비기)= 차맛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찻잎의 즙액을 세포 밖으로 짜내어 건조와 성분의 변화를 돕고 더운 물과 융합할때 차의 성분이 빨리 우러나도록 하기 위한 공정이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성분이 카데킨으로 변할수 있게 도와주는 공정이기도 하다. 살청과 함께 2차례 반복한다.
5.건조(차 말리기)= 살청기 내부 온도를 100℃ 이하로 유지하면서 30~40여분간 건조시킨다. 간간히 살청기에 냉풍을 불어넣어 잡향과 먼지를 날린다.
6.가향(향 더하기, 마무리)= 건조를 마친 찻잎은 실온에서 1~2주일간 더 건조시키 후 살청기에 넣고 다시 한번 덖어준다. 차향을 더 진하게 하고 오래 보존할수 있게 향을 더하는 공정이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