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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삼정KPMG 부회장
금강산 개방이 이정부에서 결국은 파탄으로 가는 것 같다.
지난달 말 북측에서 금강산에 있는 남측의 재산을 처분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통일부 관계자가 허겁지겁 금강산을 찾았지만 협상의 테이블에는 앉아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을 것인가?
우리의 6월은 계절만큼 뜨겁고, 싱그러운 녹음처럼 벅차다.
6·15 남북정상회담, 6·25, 6·29등 역사를 격동치게 했던 기록들로 차고 넘친다. 그런 6월이 이 정부가 출범하고 4년째 조용히 지났다.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평통 간부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이다. 통일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마치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평론가적 시각의 전망이다. 정말 통일이 도둑처럼 와서 통일을 도둑맞으면 어떻게 될까 걱정된다. 시간이 없다.
내년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겹쳐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끝나게 되어있다. 어찌 보면 남북문제에 있어 이 정부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이번 달을 포함해 6개월뿐이다. 당장 현안은 금강산관광특구 문제부터 푸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북한의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지도국에서 금강산특구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재산들에 대한 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미 기존의 ‘금강산관광지구법’을 무효화하고 중국 등 외국인에 대한 금강산관광 개방을 목적으로 제정한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을 발효시키기 위한 최종 수순을 밟고 있다. 한푼의 달러라도 벌어야할 절박한 처지이니 앞뒤 가릴 형편이 못된다.
정부는 전 재산을 금강산관광에 쏟아 붓고 피눈물을 흘리며 남북관계 해금의 날만 기다리는 우리 기업인들의 피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주장하는 금강산관광 재개의 3대 조건(북한의 금강산 남측 자산몰수 및 동결조치 철회, 관광객 피격사건의 진상규명과 신변안전보장 및 재발방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및 북핵문제에 대한 태도변화)도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즉, 북측의 변화를 유도하고 우리 기업도 보호하기 위해 관광객의 숫자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북의 호응에 응답하는 단계적인 전면 개방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북핵문제나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같은 정치 군사적인 문제와 연계시킬 경우는 이정부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날 뿐만아니라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독점권의 포기로 인한 손실도 엄청나다. 금강산관광의 대가로 북측으로 흘러들어가는 현금이 걱정이라면 이 또한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장치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며 북한의 변화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금강산 말고도 많다. 우리에게 미치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금강산 관광을 포기해야할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할 뿐이다.
우리민족의 영산(靈山) 금강산은 관광의 문제를 넘어 민족의 뿌리로 연결된다. 백두산의 절반을 중국에 넘겨주고, 이제 금강산까지 중국에 관광이라는 미명으로 실질적인 사용권을 넘겨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이 야금야금 중국에 넘어가는데 보고만 있을 것인가. 만약 그런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이 정부는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북한의 남북비밀접촉을 폭로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는 확인된 셈이다. 기왕에 정부가 그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남북정상회담’ 같은 대형 이벤트로 일거에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보다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오히려 점진적이면서 안정성 있는 관계정상화가 더 바람직하다.
벌써 7월이 지나가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과거에 내세웠던 조건에 얽매어 남북문제를 진전 시키지 못한다면 정부의 대북정책은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쇼)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통일이 우리도 모르게 도둑처럼 올 수 있다면 더욱 더 금강산은 포기할 수 없다.
금강산은 이산가족이 만나고, 남북이 시민사회 차원에서 평화적 교류과 정서적 통합을 다지면서 분단 60년 동안 이질화된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는 가교역할을 해왔다. 개성이 경제공동체의 시발이라면 금강산은 문화적 민족공동체를 복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금강은 철따라 봉래, 풍악, 개골이라 이름을 바꿔가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가고 싶다. 아니 가야 한다.
김명전 www.yanews.net
2026.01.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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