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녹인 한 고교생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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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추운 겨울 녹인 한 고교생의 편지

영암고 김원진군, ‘달 뜨는 집’ 건립 등 군수에 감사글

“절실하고 간절한 소원 해결…은혜 잊지않겠다” 약속도
최근 김일태 군수에게 등기우편이 하나 배달됐다. 보낸 이는 영암고 김원진(2년)군.
‘존경하는 군수님’으로 시작된 김 군의 편지는 홀로 사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김 군수를 비롯한 군의 배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했다.
한 부모 가정으로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 군은 “어머니는 4살 무렵부터 홀로 저를 키우시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이 온갖 궂은일을 하며 생활해오셨다”면서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새벽부터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집세가 비싼(점을 감수하면서) 학교 앞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이어 “어려서는 잘 몰랐지만 이제는 제가 편한 만큼 어머니의 고통은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중학생이 되어 군 인재육성장학금과 학교 장학금을 받았을 때 그것은 어머니께 단순한 돈이 아니라 힘이고 빛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도 썼다.
특히 김 군은 “이처럼 희망을 준 것만도 감사한데 커서 어머니께 가장 먼저 해드리고 싶었던 절실하고 간절했던 소원인 ‘집’까지 마련해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군은 “도움을 주신 분들의 은혜에 대한 도리로라도 더 열심히 노력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10년 넘게 똑같은 잠바하나로 (버티시며) 겨울마다 감기가 끊이질 않던 우리 어머니께 마음 편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신 은혜에 대해 세상에서 다할 수 있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맺었다.
한편 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12월21일 입주식이 열린 ‘달 뜨는 집 6호’에 입주하게 된 4세대 가운데 ‘한 부모 가정’ 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 뜨는 집 6호는 사업비 2억2천500만원이 투입되어 시종면 내동리 378번지 부지 625㎡에 건평 198.5㎡규모로 지어졌다. 김 군수의 복지시책이자 군의 특수시책인 달 뜨는 집 건립사업은 그동안 낡고 재해위험이 있는 주택에서 생활하는 저소득층과 무주택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 청소년 가장 등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위한 안락한 보금자리 제공사업이다.
군은 그동안 2006년 군서면에 제1호 달 뜨는 집(사업비 9천여만원)을 건립해 4세대를 입주시킨 것을 시발로 2008년에는 영암읍에 제2호 달 뜨는 집(사업비 1억4천여만원)을 건립, 6세대를 입주시켰다. 또 미암면에 제3호 달 뜨는 집(사업비 1억5천900만원)이 건립된데 이어 도포면에 제4호 달 뜨는 집(사업비 1억5천700만원), 신북면에 제5호 달 뜨는 집(사업비 2억9천여만원)이 잇따라 건립, 다문화가정 등이 입주해 안정적인 살림살이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삼호읍에 제7호 달 뜨는 집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군의 편지를 읽은 김 군수는 “어린 학생의 효성과 감사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고 말했다.또 “김군은 학교성적이 전교 1등으로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집 없는 설움을 해소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배우지 못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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