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무관심(political apathy)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정치적 무관심(political apathy)

4·11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 되면서 여론조사기관들이 더욱 바빠졌다. 후보자들이 사활을 건 대결을 시작한 만큼 이제야말로 표심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가려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응답층’을 최소화하기위한 조사기법이 절실함은 물론이다.
여야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금 후보자들이나 선거대책본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무응답층이다. 경우에 따라선 현재의 ‘우세’를 단번에 ‘열세’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고, 그 반대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혐오하는 이들이나 무관심한 이들 역시 이 무응답층에 들어있을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political apathy)’이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 또는 행동이 결여되어 있는 정치적 태도’를 말한다. 정치불신과 함께 정치적 소외의식의 핵심적인 개념을 구성한다.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는 정치 참여는 특권이었다. 피지배자인 다수는 정치적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정치학자들은 이를 ‘전통형 무관심’이라 부른다.
이와 대조되는 ‘현대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정치학자 리스먼(David Riesman)은 ‘정치를 잘 알면서도 그것을 거부한다는 무관심이며, 자신들의 정치적 책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다하지 않는 무관심’이라 했다. 라스웰(Harold Dwight Lasswell)은 더 나아가 환멸을 느끼는 상태인 ‘탈(脫)정치적(depolitical)’, 관심이 전혀 없는 상태인 ‘무(無)정치적(apolitical)’, 반감을 갖는 상태인 ‘반(反)정치적(antipolitical)’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정치적 무관심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만연되면 권력의 타락을 방조한다.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의 경고처럼 독재와 파시즘은 지배집단 혼자만의 산물은 아니라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이들로 넘쳐나는 순간 이미 파시즘과 전체주의로 돌입한다. 우리 정치가 아무리 혐오스러울 정도로 타락했더라도 이를 바로잡을 힘은 바로 유권자들의 ‘한 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