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대한민국은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도 말한다. 역사적으로 그 진화는 때로 매우 폭력적인 증상까지 동반했다. 5·18 광주민중항쟁이나 6·10항쟁 등이 그것이다. 그의 주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진화를 추동하는 힘, 즉 민주공화국을 ‘당위’에서 ‘사실’로 전환하는 주체가 누구인가다. 그는 ‘국민의 생각과 행동’으로 보았다. ‘국민에게서 나오지도 않았고 국민의 위임을 받지도 않았으면서, 국민의 행복을 해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것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주권에 대한 각성과 실천으로 본 것이다.
이제 막 끝난 4·11 총선을 지켜보며 실감한 것은 이 각성과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다. 불법사찰은 민주주의의 근간조차 뒤흔든 일이다.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까지 연루된 온갖 부정과 비리는 보수 세력까지도 등을 돌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표’만 바꿨을 뿐인 집권여당이 오히려 ‘대승’을 거두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데 선봉에 섰던 수구언론의 공은 8할에 가깝다. 남은 공은 결단을 내려야할 순간에 미적거리기만 했던 야당 몫이다. 유시민은 ‘장기적으로 국가수준은 국민의 평균 수준을 추월하지 못한다. 한국의 민주주의 역시 결국 시민 개개인이 각성하고 진보하는 만큼,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이끈 통합진보당이 4·11 총선에서 시민 개개인의 각성과 진보에 얼마만한 역할을 했는지, 그리하여 우리의 민주주의 수준은 얼마나 나아갔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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