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영암군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의 후유증이 심각하다특히 지난 7월18일 오전 열린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이를 다음 회기 때 실시하자는 의사일정 변경안이 발의되고, 투표과정에서는 다수 의원들이 기권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며 항의하기도 했다. 또 이미 의장과 부의장을 차지한 ‘승자’들만 투표해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독식’하는 등 당초 우려했던 사태로 이어져 신임 김연일 의장이 당선소감에서 밝혔던 ‘소통하고 화합하는 봉사와 섬김의 의정활동’은 첫 회기부터 공염불이 됐다. 영암군의회는 이날 제209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를 열고 제6대 의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및 상임위원장 선거를 실시했다.
의사진행을 맡은 김 의장은 이에 앞서 김철호, 이보라미, 유영란 의원 등이 발의한 의사일정 변경안을 표결(거수)에 붙여 찬성 3, 반대 5로 부결시켰다.
김철호 의원 등은 이날 의사일정 변경안 발의에서 “제6대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를 기하여 몇몇 의원들이 뭉쳐 3인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떠돌고 있다”며 “이는 의회 정신에 어긋나고 합리적 의회 운영과 군민의 뜻에도 반한다고 생각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등은 또 “상임위원 선임과 상임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의원 상호간 다소 협의가 부족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의회의 화합과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다음 회기(제210회 임시회)때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선출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속개된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에서는 김 의장이 상임위별 소속 의원을 호명했으나 이번에는 이보라미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정 상임위원회에 소속되어서는 안 될 의원이 있을 수 있다”며 충분한 협의를 요구한 것. 결국 이는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까지도 의장 권한이라는 이유로 의원들 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큰 아쉬움을 샀다.
정회 뒤 열린 상임위원장 선거는 의장 및 부의장을 차지한 4·11 총선 당시 ‘해당행위’한 의원 5명을 위한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 5명 중 2명인 유호진, 김영봉 의원을 감표위원으로 선임한 뒤 열린 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 선거에는 김영봉 의원이 5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철호, 이보라미 의원은 투표했으나 무효처리 됐으며, 유영란 의원은 의석에 앉은 채 기권했다.
이어 열린 경제건설위원회 위원장에는 박영배 의원이 역시 5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철호 의원은 투표했으나 무효처리됐고, 이보라미 의원과 유영란 의원은 의석에 앉은 채 기권했다.
운영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김철호, 이보라미, 유영란 의원 등이 모두 의석에 앉은 채 기권했고, 5명 의원들만 투표에 나서 김점중 의원에게 5표를 몰아줘 당선됐다.
정례회 폐회 직전 선거결과를 놓고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유영란 의원은 “학교 반장 선거도 소견발표가 있다. 이러니 야합이라는 소릴 듣는 것 아니냐. 제6대 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가 끝났으니 제7대 의회 때에는 그런 폐단을 막아야 한다. 적어도 누가 출마했는지 알 수 있고 소견발표도 할 수 있게 법규를 개정하자”고 호소했으나 영암군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는 이미 승자가 독식한 뒤였다.
이번 상임위원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후반기 원 구성을 지켜본 공직자들과 군민들은 한결같이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신랄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공직자 A씨는 “5명 의원들이 똘똘 뭉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행동한 것은 어디선가 모여 자축할 일일지 모르나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왜 그리고 무엇 때문에’라는 궁금증만 더욱 증폭시켰을 뿐”이라면서 “전반기에 만장일치로 원 구성한 의회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렇게 갈라지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군민 B씨는 “어떤 맹약을 했기에 의장부터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싹쓸이할 수 있었는지 그 능력에 감탄할 뿐”이라면서 “화합하고 상생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상임위원장들의 당선소감이 공허하게 들렸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날 구성된 상임위원회 별 소속 위원은 운영위원회의 경우 김점중 위원장 외에 의장을 뺀 의원 전원(최병찬 의원 포함)으로 구성됐다. 또 자치행정위원회는 김영봉 위원장과 유호진, 이보라미, 김철호, 유영란 위원, 경제건설위원회는 박영배 위원장과 김점중, 이보라미, 김철호, 유영란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