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는 주로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활동을 일컫는다. 프랑스어인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시대 최고의 시인이었던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나 같은 시대 서정시인이자 풍자시인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 등 문화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대신이자 정치가이며 외교관, 시인인 마에케나스는 이처럼 당대의 예술가들과 친교를 두텁게 하면서 예술 및 창착 활동을 적극 후원해 예술 부국을 이끌었다. 메세나가 기업인들의 각종 지원 및 후원활동을 일컫는 말로 쓰인 것은 미국에서였다. 1967년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쓴 이후 각국의 기업인들이 메세나협의회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오늘날 메세나는 비단 문화예술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과학과 스포츠에 대한 지원, 그리고 사회적 및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대된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업윤리의 실천이자 문화적 이미지까지 높이는 홍보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메세나는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유럽처럼 기업이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지원이나 참여를 하면 정부는 이 기업에 상속세와 증여세에 있어서 혜택을 준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들이 ‘문화사업’이라는 명분아래 비자금을 활용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한 뒤 상속과 증여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진정한 메세나 정신의 ‘표상’도 당연히 있다. 바로 영암이 고향인 재일동포 2세 동강(東江) 하정웅(河正雄) 선생의 경우가 그렇다. 주로 재일동포 화가들을 지원하고 후원해온 그는 수집된 작품 수천여점을 고향인 영암과 광주, 서울과 부산, 대전, 포항 등에 조건 없이 기증해오고 있다. 영암에서는 그의 작품을 전시할 미술관이 그의 이름을 따 하(河)미술관으로 오는 9월3일 문을 연다. 영암인의 자긍심이 길이 빛날 위대한 족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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