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總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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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總理

지금 이곳저곳 ‘바람’과 ‘기대’가 봇물 터지듯 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터이다. 그러나 일부는 도를 넘는다. 우리사회 모든 병리현상이 일거에 해결될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국민대통합’은 그중 하나다. 이미 절반가량 해결을 본 듯하다. 단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누누이 강조한 때문이요, 그가 열고자 하는 ‘새 시대’의 핵심인 때문이다. 때를 놓칠 새라 지역 언론은 다시 ‘호남 총리론’을 읍소(泣訴)한다. 국무총리를 호남 출신으로 임명하는 것이 ‘대탕평’이요 국민대통합이란 식이다. 그러나 호남 출신 총리 한 명 기용하는 일로 국민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정치사가 실증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국무총리가 호남 출신인 MB정부만 해도 호남 인재는 씨가 말라간다. 지역 언론의 호남 출신 ‘중용’ 주장은 소의 되새김질에 가깝다. 그것은 군사정권하에서 버릇처럼 굳어졌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제외한 나머지 역대정부 내내 되풀이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굴욕적이고 수치스럽다. 자신을 총리로 간택해달라며 육성의 ‘전향확인서’와 함께 노골적인 추파를 던진 도백(道伯)의 처신에 대해선 측은함이 느껴질 뿐이다. 제18대 대선 때 던진 ‘호남 몰표’는 앞뒤 가리지 못한 충동질의 발로가 아니다. 호남민은 당연한 정권심판을 선택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분간할 수 없게 만든 ‘역진(逆進)’의 정권에 반기를 들었을 뿐이다. 매우 신중했고 고민한 흔적은 곳곳에 있다. 이런 호남민에게 또다시 ‘묻지마’ 지지를 요구한 건 민주당이었다. 선거 때마다 되새김질해온 것처럼. 가슴의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흐릿해질 터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호남 몰표에 대한 오진(誤診)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비난 받아야할 일이 아니라 진심어린 위안이 필요한 결단이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 공직인사에서 ‘호남 몫’이 관철된다 해서 몰표를 부끄러워할 호남민은 없다. 요즘 전화기 옆을 좀체 떠나지 못하고 있을 몇몇 인사를 빼고는.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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