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도가 김창중(61) 대표도 영암지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주 제조의 명맥을 잇고 있는 인물이다.
김 대표에 의하면 전통주는 제조방법에 따라 양조주와 증류주로 나뉜다.
양조주는 순곡주(향기나 맛 첨가 없이 오로지 곡물로만 빚은 술)와 혼양곡주(술에 독특한 향을 내기 위해 꽃이나 식물의 잎을 넣어 빚은 술)로 구분되고, 순곡주는 거르는 방법에 따라 탁주와 청주로 구별된다. 또 술을 빚는 횟수에 따라 단양주와 이양주(밑술과 덧술을 이용해 빚은 술), 삼양주, 사양주 등으로 구별된다.
가게 한쪽 저온저장창고에 보관된 술독을 열어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김 대표가 전통주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년 전으로 올라간다. 광주에서 줄곧 생활해오던 김 대표는 우연한 자리에 접하게 된 전통주에 반해 그 제조방법을 배워야겠다는 각오로 제주도를 찾는다.
메밀 술 제조기술을 습득하게 된 김 대표는 이후 4년 동안 제주도에 거주하며 제주도술영농조합법인 관계자들에게 술 만드는 법을 전수하고 일반인에게 판매도 하는 등 제주살이에 익숙해졌을 즈음 지인들과 함께 찾은 월출산 氣찬묏길의 아름다움에 반해 영암에 정착하게 됐다.
지난해 4월 영암살이와 함께 시작한 술 제조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기후와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르고 특히 제주도에서 만들었던 삼양주와는 달리 제조과정이 비교적 짧은 이양주를 만들다보니 실패가 잦았다”고 밝힌 김 대표는 “평소 스승으로 모셨던 신산 박록담(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 선생을 찾아가 8개월간 숙고 끝에 온도와 짧은 숙성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효모생성과 고두밥을 이용한 10일간의 제조와 17도에서 90일 동안의 숙성과정을 거치는 등 100일 만에 만들어지는 氣찬주(탁주와 청주)를 만들게 됐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의 전통주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음주에 따른 건강을 해칠 염려가 덜하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암에서 고증된 전통주의 재현과 영암지역에서 생산되는 무화과, 자색고구마, 메밀 등을 이용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를 개발함으로써 영암군을 알리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각오다.
김 대표는 더 나아가 “봄에는 매화주, 여름에는 봄에 나는 송순으로 만든 송순주, 가을에는 창포주, 겨울에는 가을에 나는 감이나 고구마로 술을 빚어 사계절 내내 새로운 술을 선을 보이고 싶다”면서, “서호면의 아라리 체험센터를 활용해 술도 빚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가양주 제조기술을 전수해 우리나라의 전통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