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에 대한 국비 지원 상향이나 자치조직권 보장 등은 오랜 숙원이니 구태여 그 시급성을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민속씨름원이나 바둑연수원 역시도 유치에 성공만한다면 나름 의미 있는 일임도 분명하기에 트집 잡을 의도는 없다. 다만 민속씨름원 건립은 전임 전동평 군수가 뜬금없이 국비 확보에 나섰던 '민속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최고 기량을 자랑하던 프로씨름단이 토대인 민속씨름단이 근래 거둔 성적은 탁월한 일이나, 과연 우리의 민속씨름이 영암지역에 얼마나 파고들어가 있는지는 고개가 저어지는 상황 때문이다. 민속씨름단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고, 씨름단 전용훈련장을 건립하고 있어 민속씨름원 건립의 적지라는 주장은 문체부 장관이 동향이라는 이유만으로 민속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의 적지라고 강조한 전임 군수의 논리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바둑연수원은 조훈현 국수를 배출한 곳이 영암군인 점에서 민속씨름원 보다야 논리적 근거는 더 있다. 하지만 바둑기념관에 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명색이 최고 국수를 기리는 곳이나 찾는 이 거의 없다. 설립 이래 제대로 된 운영조차 못하고 있다. 조 국수 출생지인 것 빼면 영암군이 바둑과 어떤 연관성을 가진 곳인지 느끼기도 어렵다. 이런 상태로 민속씨름원, 바둑연수원을 유치하면 지역과 무관한 기관이 되기 십상이다. 민속씨름원이 영암에 들어서려면 적어도 지역 초·중·고교에 씨름단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바둑연수원이 들어서려면 적어도 바둑기념관이 바둑 배우려는 청소년들로 붐비거나 애호가들로 북적여야 한다. 그리 만들어야 할 주체는 바로 영암군이요, 이를 먼저 이끌어내야 할 이는 군수다. 민선8기가 어느덧 3년차다. 지금껏 변변한 성과 하나 없는 이유가 이처럼 지역밀착 없는 정책 때문 아닌지 걱정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