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전제, 옛 성현에 올리는 ‘예(禮)’와 ‘찬(饌)’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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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석전제, 옛 성현에 올리는 ‘예(禮)’와 ‘찬(饌)’의 정신

성균관·향교 석전 예찬 구성

공자의 학문과 덕을 기리는 석전제(釋奠祭)는 단순한 제례가 아닌, 우리 전통 예학(禮學)의 정수를 보여주는 의식이다. 석전제의 핵심은 성현을 향한 공경의 마음을 담은 ‘예(禮)’와 ‘찬(饌)’, 즉 제수(祭需)의 구성에 있다. 성균관과 전국 향교에서는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석전제를 봉행하며, 각기 규범에 따라 예찬(禮饌)을 올린다.

■ 성균관의 정위(正位)와 제수 구성
성균관 석전제의 제수는 유교의 전통과 상징에 따라 엄격히 구분된다.

먼저 12변(籩)에는 밤(율황), 대추(건조), 개암(진자), 마름(능인), 가시연밥(검인), 녹포(鹿脯), 대구포(魚鱐), 소금(形鹽), 흰 떡(白餠), 검은 떡(黑餠), 증편(糗餌), 인절미(粉餈) 등 12가지가 오르나, 향교에서는 이 중 ‘율황’부터 ‘형염’까지 8변만을 사용한다.

12두(豆)는 부추(韭菹), 죽순(筍菹), 무(菁葅), 미나리(芹菹), 사슴고기 젓(鹿醢), 생선 젓(魚醢), 토끼고기 젓(兎醢), 쇠고기 간장조림(醓醢), 천엽(脾析), 돼지갈비(豚拍), 찰기장 떡(酏食), 쌀 부꾸미(糝食)로 구성되지만, 향교에서는 ‘구저’부터 ‘담해’까지 8두를 갖춘다.

이외에도 2보(簠)에는 쌀(稻)과 조(粱), 2궤(簋)에는 수수(黍)와 피(稷)가 담기며, 3성(腥)은 돼지고기(豕腥), 양고기(羊腥), 소고기(牛腥)의 세 종류가 쓰인다. 다만 향교에서는 이 가운데 돼지고기와 양고기만을 사용한다.

3등(鐙)과 3형(鉶)은 각각 태고의 국물인 대갱(大羹)과 오미를 섞은 화갱(和羹)을 뜻하지만, 향교에서는 생략된다.

제례주로는 예제(醴齊), 앙제(盎齊), 청주(淸酒)가 사용되며, 익힌 고기는 친향(親享) 시에만 올린다. 폐백(幣帛)은 흰 모시를 사용한다.

■ 종향위(從享位)의 구성
성균관과 향교의 종향위 제수 구성은 동일하다.
2변(籩)으로는 녹포(鹿脯)와 율황(栗黃), 2두(豆)로는 녹해(鹿醢)와 청저(菁葅), 1보(簠)로는 쌀(稻), 1궤(簋)로는 수수(黍), 1성(腥)으로 돼지고기(豕腥), 마지막으로 청주(淸酒) 한 잔이 오르게 된다.

■ 전통의 계승, 예의 의미를 새기다
석전제의 예찬 구성은 단순한 제례 음식을 넘어, 성현에 대한 존경과 절제된 미학의 상징이다. 향교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이 전통을 지켜오며, 청소년과 지역민들에게 예의 근본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참고 자료 : 성균관 의례집 *자료편집 협조 : 영암향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석전제 | 영암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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