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타당성 부족에 따른 ‘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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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타당성 부족에 따른 ‘재검토’ 촉구

산수뮤지컬 중국연수보고서 의미와 전망

영암군의회(의장 박영배)는 최근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발전방향 제시를 위한 중국 수상뮤지컬 연수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4박5일 동안 중국 항주와 계림의 수상뮤지컬 현장을 방문, 견학한 선진사례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과의 비교 분석 후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물인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당장 내년도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심의가 임박해 있고, 군이 준비하고 있는 군민대토론회도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이번 보고서는 산수뮤지컬에 대한 군의회의 공식입장인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은 연간 300일 공연 가능, 영암은 150여일 불과
상주인구만 우리 전체인구보다 많아 수요 비교 불가
‘명성황후’도 회당 1천300명 불과 관객 동원도 난망
어느 곳을 둘러보았나
박영배 의장을 비롯한 의원 전원과 집행부 담당공무원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중국 상해를 거쳐 항주에 들러 수상뮤지컬을 관람하고 서호의 환경관리실태를 점검했다.
특히 수상뮤지컬 인상서호는 5천만위엔(한화 61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만든 대형가무공연으로 항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서호의 아름다운 전설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어 중국 남부의 장족자치구인 광서성 계림에서는 요산 리프트카를 시승하고, 양삭의 수상뮤지컬 인상유삼저를 관람했다.
인상유삼저는 5년 반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대형 수상 오페라로, ‘투란도트’를 연출한 바 있는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가 직접 연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계림의 진경산수로 꼽히는 이강변 수상무대와 병풍처럼 펼쳐진 주변 산천지를 그 무대와 배경으로 삼아 예술성이 돋보이며 규모가 광대하다.
야간에 진행되는 이 공연은 6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출연진과 더불어 화려한 조명들이 산을 비추며 꿈의 전경을 연출하는데, 소수민족문화에서 중국 전통예술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장대한 스케일의 공연으로 중국 공연문화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림에서 남으로 64km 떨어진 양삭의 이강 강변에 3천석 이상의 객석을 마련하고 매일 밤마다 공연하는 세계 최대의 수상 오페라로 다름아닌 영암군이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의 모델로 삼은 작품이기도 하다.
중국이 성공한 이유에 대한 평가
의회 방문단은 중국의 수상뮤지컬이 성공한 이유를 세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로는 지리적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최첨단 IT산업과 접목해 지역의 독창성과 중국의 문화를 현대적 감감으로 재창조시킴으로써 세계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공연장소 모두가 도시 안에 위치하여 평상시에도 주변지역 주민들이 운동이나 산책이 가능하고, 두 시간 이내의 주요 도시 간의 상주인구가 우리나라 전 인구보다도 많은 점이다. 더구나 주변관광지와 연계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호응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점도 성공요인으로 꼽혔다.
셋째로 기존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이용해 수상뮤지컬과 접목시킴으로써 공연내용이 짜임새가 있음은 물론 웅장한 스케일, 지역민과의 오랜 시간에 걸친 서로의 믿음과 노력 등이 가미되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 성공요인으로 지적됐다.
영암의 현실에 대한 비교평가
의원들은 중국 현지 방문 결과를 토대로 본 영암의 현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항주의 인상서호나 계림의 인상유삼저의 경우는 기후에 거의 영향을 받지않고 연 300일이 넘게 공연이 가능하지만 영암의 산수뮤지컬은 동절기의 추위나 하절기의 장마 등 기상여건의 제약 때문에 연평균 150여일 정도만 공연이 가능한 것은 이같은 부정적인 입장을 갖게 한 첫번째 요소였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동향도 비관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뮤지컬로 알려져 흥행에 성공했던 ‘명성황후’의 사례에서 보듯 1995년 초연 이후 공연회수 1천회에 130만명의 관람객(회당 1천300명)을 동원했을 정도이고, 불과 몇 작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실패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성공한 뮤지컬의 경우라도 정작 지방에서 공연하면 수도권에서처럼 관람객 동원에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또한 이름만으로도 관람욕구를 일으키는 ‘장예모 감독’ 정도의 작품성과 예술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가 수상뮤지컬의 성패에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도 영암군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군의회의 공식입장이다.
군의회는 또 하나의 비관적인 사실로 70-80년대 부동산 개발붐과 함께 많은 예산을 투자해 조성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 중문단지와 부곡하와이를 예로 들었다. 개발당시 온 국민이 한 두 번쯤은 찾아가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볼거리, 즐길거리의 한계 때문에 관광객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의 문제점
방문단은 이에 따라 중국 수상뮤지컬의 사례에 비춰 본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의 문제점으로 다음 9가지를 꼽았다.
첫째로, 항주의 인상서호나 계림의 인상유삼저의 경우는 기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 300일이 넘게 공연이 가능하지만 산수뮤지컬은 동절기나 하절기 장마 등의 기상여건의 제약으로 연평균 150여일 정도만 공연이 가능해 수익성이 매우 떨어진다.
둘째로, 인구가 고령화 되어 있고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영암의 실정은 공연에 참여하는 약 600여명의 연기자를 상시적으로 동원하기 어렵다.
셋째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관광상품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 개입해 가이드들을 유도하고 관리하는 실정으로 뮤지컬 관람을 관광일정에 삽입하도록 규제가 가능하나 우리는 그렇지가 못하다.
넷째로, 단체 관람시 4만원, 개인 관람시는 5만원, 로얄석은 10-15만원선인 관람료는 아직 뮤지컬이 대중화되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는 너무 고가다.
다섯째, 장예모 감독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전문 연출인(우리의 경우는 임권택 감독이나 박칼린씨 정도로 군의회는 보고 있다)이 참여하여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성공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인데 영암군의 계획에는 검증되지 않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여섯째, 영암군의 관광기반시설은 중국과 비교해볼 때 절대적으로 취약하고, 국토에 비해 교통이 좋은 우리나라는 1일 관광이 대부분인 점들을 볼 때 체류형으로 발전 가능성이 적다.
일곱째, 중국은 13억에 달하는 자국민만으로도 충분히 관광수익이 담보되는 나라이지만 영암의 경우 국내 관광객의 수요도 적을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을 불러들이기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여덟째, 열악한 영암군의 재정여건 속에서 단기간에 490억원이라는 대형투자를 하는 것은 복지 교육 및 기타 각종사업에 차질을 줄 수 있다.
아홉째, 국립공원 대체부지 불법매입사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무리한 사업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법 탈법적 행위에 대해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산수뮤지컬에 대한 대안 및 종합의견
군의회는 이에 따라 산수뮤지컬에 대한 대안으로 첫째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프로젝트는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인 점에서 마스터플랜부터 수립해 관련법과 절차 등을 이행하고 국도비 및 민자 등 재원확보가 선결과제인 만큼 구체적인 재원조달계획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또 경쟁력있는 예술인 등 저명인사가 참여해 현실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연인력의 확보가 쉽도록 구체적인 민자유치 계획을 수립할 것도 촉구했다.
의회는 특히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사업을 영암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관계 전문가, 다수의 지역민, 그리고 집행부와 의회가 진지한 토론 등을 거쳐 군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갖게 한 뒤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지었다.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사업은 재검토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군의회의 공식의견이자 결론이다.
문제점 및 향후 전망
군의회가 산수뮤지컬에 대한 공식입장을 ‘재검토 추진’이라고 정리했음에도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방문 직후 공식입장을 ‘전면 재검토’로 정리했다가 지금에 와서는 ‘전면’이라는 단어가 빠진데서도 알 수 있듯이 산수뮤지컬이 이미 진행단계에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재검토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의회와 집행부 사이의 대립은 당장 불거질 전망이다.
집행부가 이미 내년도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편성을 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의회는 이를 심의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입장대로 ‘전면 재검토’의 입장을 고수했다면 의회가 갈길은 분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고, 이달 말 군민대토론회까지 예정되어 있음을 감안한다면 관련 예산심의는 순항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련 예산 전액 삭감 같은 사태가 다시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집행부도 난처한 입장은 마찬가지다.
김일태 군수의 사업 추진 의지는 변함 없는 것 같지만 산수뮤지컬에 대한 타당성분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회의 중국방문보고서로 확인된 마당에 사업을 그냥 밀어붙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회가 ‘재검토 추진’이라는 공식입장을 채택한 것은 집행부, 특히 김일태 군수의 입지를 감안한 결정일뿐 산수뮤지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의 변화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집행부는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준 기자 gm119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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