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더라면” 아쉬움 커
산수뮤지컬 군민 대토론회가 끝내 파행으로 끝났다. 관련 예산의 삭감에서 시작돼 사업추진과정에서 지방자치법 등의 법규위반으로 사업자체의 타당성에 대해서까지 논란이 일자 김일태 군수가 작심(?)하고 계획했던 행사였던 만큼 파장이 크다. 이유야 어떻든 토론회가 파행으로 끝난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내년도 사업추진을 위해 92억원을 편성해놓은 2011년도 예산안 심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론회가 파행을 겪게 된 과정과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왜 파행했나
산수뮤지컬 군민 토론회가 파행을 빚은 것은 반대토론자들이 사전에 “군민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는 진정한 토론회가 아니라 일방적 사업홍보로 진행될 경우 불참 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부터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다.
이들은 미리 알려진 토론회 진행계획이 사업설명회로 되어 있다며 기조연설과 사업설명 등은 없애줄 것을 요구했고 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또 찬성과 반대 발언에 동일한 시간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해 각각의 주제발표가 끝날 때마다 반대토론자가 의견을 개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약속과는 달리 당초 계획했던 대로 진행됐다. 심지어는 군수가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인사말을 30여분동안이나 계속하면서, 반대주장에 대해 ‘대안 없는 발목잡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사업계획을 담은 동영상도 문제. 중국의 야외공연장면과 인터뷰 등을 조잡하게 짜깁기한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알맹이 없는 일방적인 홍보물에 그쳤다.
결국 여기까지의 상황이 빌미가 되어 반대토론자들은 예고한대로 집단 퇴장했고, 토론회는 ‘토론 없는 사업설명회’로 전락한 것이다.
사실 이날 토론회는 애초부터 설명회로 기획된 인상이 짙다. 찬성 일색의 기조연설 및 주제발표 외에도 참석한 군민들 대다수가 공직자와 마을이장들이어서 방청석에서조차 반대의견이 제기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은 물론 토론자들 역시 반대 의견을 개진하기가 곤란(?)한 상황이었다.
문제점 및 파장은?
토론회가 파행을 빚게 됨으로써 벌이질 사태는 쉽게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예정된 가운데 집단 퇴장한 이들 가운데 2명이 군 의원이다.
또 대다수 의원들은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한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하면서 집행부의 약속파기 등 일방적인 행태를 집중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심의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의회 역시 예산안을 부결할 경우 그 부담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연수보고서를 통해 사업의 ‘재검토 추진’에 의견을 모았고, 이번에 열린 토론회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의회가 집행부에 요구해 이끌어낸 행사였다. 바로 이런 점에서 의회는 어떤 형태로든 파행의 책임을 집행부에 묻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아야할 것 같다.
‘반쪽‘으로 진행된 토론회의 준비 및 진행과정도 문제다. 단 시일 내에 급조하기는 했지만 무려 3천300만원의 경비를 들였고, 각계 전문가들을 끌어들였으면서도 체계화 되고 설득력 있는 사업설명회라기 보다는 제안 설명회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행사태까지 빚어졌다는 점에서 참석자들 상당수가 “이럴 거면 뭐 하러 토론회를 열었느냐”, “차라리 군민 설명회를 열었으면 더 좋았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담당부서의 업무처리 미숙이 아쉬운 대목이다.
사업 개선점은?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날 토론회는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특히 주제발표문 가운데 ‘산수뮤지컬 콤플렉스 개발방향’을 발표한 성균관대 전인호 교수(건축학)가 제안한 ‘영암 헤븐 벨리(Heaven Valley)’는 군이 당장 검토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사업에 대해 일각에서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보는 이유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종합 마스터 플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산수뮤지컬을 가장 먼저 인근의 바둑테마파크와 연계하는 사업계획이 필요하고 여기에 추가로 F1을 소재로 한 영화세트장과 호텔, 펜션 등을 갖춘 관광 테마형 시설인 헤븐 빌리지(Heaven Village)와 각 테마 관광지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을 각각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산수뮤지컬사업은 아직 종합 마스터 플랜이 세워져 있지 않은 상황인 점에서 좋은 제안으로 보인다. 또 반대론자들이 지적하는 타당성 부족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 더구나 전 교수는 재원조달방안까지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발전시켜볼 가치는 충분하다.
이밖에도 광주공연예술재단 김포천 이사장이 제안한 기획위원회 조기구성과 공연학교 설립도 군이 빨리 준비에 나설 문제로 지적된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26.01.0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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