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의원 따돌리기, 다수결로 묵살…정치력도 실종
최대 현안 불구 Y의원은 기명누락 의회 망신살 자초
군의회의 ‘갈지자(之) 행보’가 위태롭다. 스스로 정한 원칙을 스스로 무시한 이유에 대해 해명은커녕 변명조차 없다. 군정질의서 말 실수한 동료의원이 몰매를 맞아도 남의 일인양 아무 반응 없더니 스스로 정한 원칙을 깨는데는 놀라운 응집력을 보였다. 반년동안 군민들을 갈등과 분열속에 몰아넣은 중대사를 처리하면서 Y의원은 찬성표에 자신의 이름 쓰는 일을 깜박했다. 행여 누가 알까, 모두가 쉬쉬하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코미디다.
당연히 입소문만 무성하다. ‘소수당에 동조해 끌려 다닐 수는 없다’며 내린 결정이었다는 소문은 그 가운데 압권이다. K의원은 ‘정치적’이었음을 강조한다. 새해 예산을 날치기 통과해놓고 ‘정의(正義)’ 운운한 한나라당이 얼핏 떠오른다. 아무리 뒤져봐도 재검토 추진 입장을 스스로 뒤집는 과정에선 ‘정치(政治)’의 흔적도 찾기 어렵다. 대신 단 한명의 의원뿐인 소수당의 논리도 따라잡지 못하는 1당 독주 지방의회의 ‘무기력’만 엿보일 뿐이다.
자기모순(自己矛盾). 군의회가 스스로 짊어진 첫 번째 멍에다. 반년동안 군민들을 온통 갈등하고 분열하게 만들었던 이슈 ‘산수뮤지컬사태’의 진원지는 의회다. 전면재검토 입장이었다가 재검토 추진으로 바꾼 것도 의회 스스로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본격 추진’으로 문패를 바꿔 단 느낌이다.
군비 부담 전액을 삭감했다고는 하나 예산은 세워졌다. 제한 없이 집행할 수 있는 토지매입비도 들어있다. 뒤늦게 요구한 중앙정부 투융자심사를 위한 마스터플랜비용도 확보해줄 수밖에 없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산수뮤지컬사업이 내년부터는 본격 추진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이유다.
의회는 군정업무에 대한 상임위 결정을 예결위가 뒤집고 본회의서 표결하는 선례도 남겼다. 산수뮤지컬에 대한 의회 입장이 본격 추진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다. 이제부터 의회가 걸머져야 할 두 번째 짐이다.
자치행정위 결정은 절차상 하자없고, 의회가 정한 원칙에 충실한 것이었다.불참의원 2명이 결정권을 위임한걸 보면 만장일치에 가깝다. 재검토 추진을 위해 내걸었던 전제조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이 없는 상태였던 점에서 소관 상임위로선 당연한 결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결위는 뒤집었다. 반대 의원은 따돌렸다. 대화할 명분도, 자신감도 없어서였을 것이다. 이런 일을 과연 정치라 말할 수 있는가.
의회는 반대가 있는 안건은 다수결로 처리할 수 있는 ‘끔찍한’ 선례도 남겼다. 의회의 태도가 본격 추진으로 변했다고 판단되는 세 번째 이유다. 다수결은 소수의 논리를 제압하는 무기가 아니다. 그래서 탈무드는 고대 유대사회조차도 ‘만장일치는 무효’라는 원칙을 지켰다고 전한다.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원칙을 지킨 반대의견을 다수결로 묵살하려면 적어도 고민의 흔적은 있어야 한다. 그렇지않은 일사불란한 다수결은 자기부정일 뿐 아니라 독선의 위험까지도 내포한다.
의회 스스로 정한 원칙을 지킬 대안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전제조건 이행 후 추경편성’이 그것이다. 부담은 크나 의회가 정한 원칙에 훨씬 가깝다. 전남도나 행정안전부가 내린 지침에도 부합한다.
이제부터 의회는 숙제를 짊어졌다. 광역특별회계예산 38억5천만원에 상응하는 군비부담액을 내년 1차 추경에 반영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의회가 내건 전제조건의 이행여부와는 이미 무관해 보인다. 소관 상임위 결정을 예결위가 뒤집고, 반대의견을 다수결로 덮어버릴 수 있는 선례는 이미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산수뮤지컬 예산 일부 삭감 통과를 군민은 물론 의원들 스스로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거듭 돌이켜 보아도 산수뮤지컬사태의 진원지는 의회다. 지금껏 대립하고 갈등하는 지역사회를 만든 책임도 의회에 있다. 그렇다면 해명해야 한다. 그동안 의회는 왜 산수뮤지컬에 반대했는가. 이제 입장은 바뀌었는가. 군의회는 이제 어디로 갈 작정인가.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26.01.0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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