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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모내기철이면 금정면 안로리 들녘에서는 아이스크림통을 옆구에 끼고 논두렁에 나타나는 한 남자를 볼 수 있다.
그는 무더위 속에서 한창 모내기에 구슬땀을 흘리는 농부들 곁에 다가가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건넨다.
“어르신 시원한 아이스크림 드시고 잠시 쉬었다 하세요”
갈증이 나던 참에 받아든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 개는 농민들에게 더 없이 고마운 선물(?)이다. 안로리 농민들 사이 “참 고마운 사람”이라는 칭송이 자자하다.
사비를 들여 무료 아이스크림 봉사로 농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금정 안로교회 김성주(46) 목사다.
벌써 6년째다. 2006년 금정 안로교회 목사로 부임한 직후 부터 이같은 작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 목사.
김 목사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들녘의 농부를 찾아다닌 건 어떤 댓가를 바라는게 아니다. 그저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땀 한 방울이라도 식혀 주고자하는 순수한 마음에서다.
그가 농부에게 건네는 아이스크림 한 개엔 돈으로 살 수 없는,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사랑과 작은 정성과 웃음이 담겨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이게 뭐 대단한 일인가요?” 웃으며 답하는 그에게서 어느 한 곳 사심을 찾아볼 수 없다.
행여 이양기 등 농기계를 운전하는 농부들 일에 방해될까봐 논두렁에 앉아 일 마치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수더분한 인상에 허름한 옷차림, 환하게 웃으며 들녘 농민들께 다가가는 그는 동네 한 동생이나, 앞집 조카, 옆집 아제처럼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가 찾아가는 들녘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가끔 “이거 얼매여?”라며 값을 묻는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어느해 선거철엔 “기호가 몇번이여?”라고 묻는 어르신 덕에 한참을 웃었단다.
혹여 전도 목적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갖을지 모르나, 김 목사는 그를 모르는 농민들께 자신의 신분을 전혀 밝히지 않는다.
“농사일에 힘든 어르신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위로하고픈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할 뿐, 더이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강진 출신으로 농촌에서 농부의 아들로 자란 김 목사이기에 농민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음에랴….
그는 “수십년 사이 라면값 오르듯이 쌀값이 올랐다면 농민들의 현실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노인들이 농사를 짓는 초고령사회 어르신들은 농사일 없는 날이면 병원에 다니시느라 바쁘다. 농촌 노령인구에 대한 복지대책이 시급하다. 사회와 교회가 이들의 복지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탄 자전거 뒷편엔 시원한 청량음료 캔도 한 보따리. 오늘도 아이스크림 40개, 음료수캔 30개에 시원한 사랑을 담아 논두렁을 누비는 중이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26.01.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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