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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영암군 청사는 ‘찜통’이다. 정부의 에너지 절약시책에 부응하느라 변변한 선풍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잠깐만 서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흥건하게 적신다. 더구나 군청 본관은 오랜된 건물이어서 바람조차 잘 통하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서 만나는 그의 첫 인상은 어느 초등학교 교감이 딱이다. 한마디로 수더분하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화단에 물주기에서부터 군 청사 이곳저곳을 마치 일꾼이라도 되는양 분주히 움직인다.
영암군청의 시설과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과 이재오 담당의 모습이다.
이런 그가 올해 두 차례나 ‘큰 일’을 저질렀다.
지난 2월에는 전국 246개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07∼2009년 에너지 절감 실적을 평가한 결과 전년 목표대비 7.39%를 절감해 6억4천300만원의 보통교부세 추가 지원에다 2만2천㎾의 전력 절감으로 2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군은 이를 주민 복지증진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청사 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행정안전부로부터 6억9천여만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하는데 앞장섰다. 더구나 이 특별교부세는 행정안전부가 전국 246개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연말 사업계획을 공모, 서류검토 및 청사현장을 점검한 결과 최종 선정된데 따른 것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동안 그는 정부의 균형재정방침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확보하기가 과거와 달리 더욱 어려워지자 서울을 올라다니며 출향인사 등 과거 인연을 맺은 이들을 만나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호화청사 등으로 물의를 빛은 곳이 많아 청사신축을 위한 국비확보는 어렵다고 판단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은 비단 저뿐 아니라 전 직원이 합심노력한 결과물입니다.”
이처럼 말하는 이 담담에게는 ‘사람이 재산’이다. 책상에 쌓여있는 민원인의 명함부터 교육동기, 타지역과 업무교류할 때 만난 공무원, 사회단체와 기업인 등 나이 직업 등을 따지지 않고 주고 받은 명함들이 소중한 재산이다.
“인연은 소중합니다. 한 번 맺은 인연이 좋은 인연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이번 특별교부세 7억원 확보도 소중한 인연의 도움인 것 같습니다.”
그는 아직도 고민이 많다. 에너지 절감과 클린 청사 유지를 위해 LED 전등과 단열 및 창호교체사업에 필요한 4억5천만원의 사업비 지원을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 2013년 국비지원대상사업으로 신청해놓았기 때문이다.
투자유치담당을 맡고 있을 때 전남 경제살리기 기관평가 최우수상과 전남 경제살리기 1읍면 기업유치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담당은 소중한 인연들로부터 이어지는 지역 특산물 구입 부탁에서부터 사소한 문의에 이르기까지 허투로 응대하지 않는 태도에서 수상의 이유를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제가 태어난 영암에서 공직을 시작한 것이야말로 행운이고, 공직에 임용된지 25년여가 지났지만 무탈하게 생활한 것은 지역민의 사랑과 동료공직자들의 지원 덕분입니다. 공직자로서 어떤 자리에 있든 낮은 자세로 군과 군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 담당의 평소 소신이자 공직관이다.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