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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솔밭
하지(夏至)가 꽤 지났어도 묘시(卯時)가 되면 여느 때처럼 창밖이 밝아온다. 폭염(暴炎)이 아직 온 대지를 점령하기 전이니 텃밭 일이 허락된 귀한 시간이다. 주섬주섬 허드레옷을 챙겨 입고 나와 텃밭으로 향한다. 붉게 여물어가는 고추밭을 지나 한 귀퉁이 작은 부추밭에서 발길을 멈춘다. 신선한 새벽 공기에 실려오는 부추 내음을 맡으니 새삼 옛 추억이 떠오른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자니 잡초에 치여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는 부추들이 괜스레 안쓰럽다. 하여 돋보기를 끼고 쪼그려 앉아 발밑 세상을 관찰한다. 가늘고 여린 재래종 부추...
낭산로에서 영암군민신문2025. 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