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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막히지 않는다고 했더니, 교통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국가에서 적절히 관리하고 있어 그렇다고 김 참사가 대답한다. 직장인들을 근무하는 직장 부근 아파트에 살게 하여 가능하면 출퇴근을 멀리 할 필요가 없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국가가 모든 건물의 주인이니 가능한 일이겠다. 그리고 일하는 시간에 쓸데없이 밖에 나다니는 사람이 뭐 그리 많겠냐는 얘기였다.
20분쯤 걸렸을까. 학교에 도착했다. 정문을 들어서자 왼쪽 편에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는 표지석이 보인다. 혁명사적관 앞에 차가 멈추었다. 대학 홍보관인 모양이다. 자동차로 30분이면 평양 시내 웬만한 곳은 갈 수 있겠다 싶어진다.
김 참사도 이 대학 졸업생이라고 했다. 학교 대지가 150만 평방미터, 학생 1만, 교직원 6,500 정도라고 한다. 평일인데도 넓은 교정에 학생은 물론 걸어 다니는 사람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40대로 보이는 여인이 나타나더니 홍보 안내자, 황량희라고 인사를 건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면 벽에 금빛 글씨로 쓴 김일성 어록이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민족간부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종합대학의 위치와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종합대학은 우리나라 과학의 최고전당이며 민족간부양성의 믿음직한 기지입니다.”

북한은 중등학교 때에도 건설현장에 나가 노력봉사를 하지만, 대학생은 누구나 일 년에 한 달씩은 공장과 농촌에 나가 생산실습을 해야 한다. 노동자 계급의 지성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각 공장 기업소나 농촌에 배치되어 최소한 3년 이상 현장경험을 해야 한다.
매주 금요일이면 교원과 필수불가결한 직종을 제외한,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누구든 지 농사나 공사판 등에서 로동 봉사를 해야 한다. 직책이 높을수록 더 힘든 노동을 택하여 구성원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화이트칼라가 블루칼라의 육체노동을 체험함으로써 육체노동의 가치와 힘듬을 알게 하려는 것이라 한다. 두뇌로 사는 인텔리가 육체노동에 대한 우월감을 갖거나 육체노동자를 멸시하는 나쁜 심리와 사상을 바로잡아줌으로써, 두 계층 간의 융화를 도모하고 사회통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매주 금요일에 전국적으로 행해지는 ‘금요 로동봉사’제도, 그리고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학습의 날’은 북한이 가진 특별한 제도다. 이 두 제도는 북한사회를 결속해주며 구별 짓는 독특한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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