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 회장은 서호면 남하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일찍 고향을 떠나 경기도 수원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틈틈이 관광호텔, 나이트클럽 등지의 야간업소에 출연했다. 유명가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꿈은 현실과 너무 먼 이상에 가까웠다.
이에 수원 생활을 접고 광주에 터를 마련한 정 회장은 인근 화순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끝에 지난 2004년 음반을 냈다. 꿈에 그리던 늦깎이 트로트 가수가 된 것이다. 대표곡으로 1집에 실린 ‘고속열차’를 시작으로 ‘당당한 남자’, ‘미안한 사람’, 2집의 ‘해바라기꽃처럼’, 3집의 ‘사랑의 향기’ 등이 나름 알려지게 됐다.
사실 정 회장은 가수보다는 보컬 그룹의 기타리스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오랜 연주활동으로 다져온 음악적 감각이 오늘날 그를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더 늦기 전에 고향으로 내려가 지역민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정 회장은 50여년간의 타향살이를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또 2021년 6월에는 가수를 비롯한 색소폰연주, 오르간, 장구, 난타, 기타 연주자 등 53명의 회원들과 함께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영암군지회를 창립했다.
“고향을 떠나 있다가 너무 오랜만에 귀향한 터라 협회 창립이 쉽지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회원들을 모으는 일이 어려웠어요. 6개월여 동안 회원모집에 노심초사한 끝에 드디어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영암군지회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정 회장의 말이다.
사실 영암군연예인협회 창립은 정 회장이 전국을 다니며 공연하면서 지역의 연예인협회 활동을 지켜보며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던 소망이었다.
정 회장은 연예인협회 창립에 맞춰 사비를 들여 월출산 천황사 물통거리수영장 공연장에 가수들을 초청하고 영암연예협회 창립기념 '2021년 우정의 날 기념 및 월출산 음악회'를 열었다. 서봉식·서정원씨의 사회로 열린 이날 음악회에서는 천미경씨의 난타공연과 윤현주, 장복례씨의 장구공연을 시작으로 '줄놀이야'를 부른 백강산씨, '서리꽃당신'을 부른 박동운씨, '애달픈 사랑'을 부른 승우씨, '너뿐이야'를 부른 정아씨 등 많은 가수들이 출연해 음식 대접과 함께 코로나19로 지친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 지난 추석과 설날을 앞두고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홀로 거주 노인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을 선정해 회원들과 함께 십시일반 해 마련한 세탁용 세제, 라면, 계란, 초코파이, 화장지 등 생활용품세트를 각 읍·면 대상자 가정에 전달하기도 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정현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우리보다 소상공인, 바깥출입조차 어려운 어르신들, 저소득층 등이 더욱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꾸준한 봉사를 실천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다가올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춰 마을경로잔치를 비롯해 각종 가요제, 음악회 등을 개최해 지역연예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영암군민을 위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지역민이 문화를 누리며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