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열무정 문규철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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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열무정 문규철 사두

"조선 최초 의병장 양달사장군배 전남궁도대회 전국대회 승격 위해 최선"

“신북면 호산골 신덕동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까지 본적지이자 현재 주소를 단 한 번도 옮긴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호산의 품에 안겨 월출산의 氣를 받으며 꿈을 키워왔고, 지금도 ‘영암’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설렙니다. 지금 맡고 있는 영암 열무정 사두(射頭)로서 남은 임기 회원들의 화합과 조선 최초 의병장인 양달사 장군을 기리는 전남궁도대회가 전국대회로 승격되어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올해로 창건 487주년을 맞을 만큼 장구한 역사를 지닌 영암 열무정 사두 문규철(59)씨의 다짐이다.
다부진 체격 때문에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그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영암 열무정에 입회한 그는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입회한지 2년 뒤부터 전라남도체육대회에 영암군대표로 선발되는가 하면, 이후 전남도지사기대회 준우승, 전국대회 우승 등 화려한 궁도 이력을 쌓았다.
지난해 열무정 사두에 취임한 뒤인 지난 4월 열린 제2회 조선 최초 의병장 양달사장군배 전남 남·여 궁도대회 대회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크고 작은 행사를 무리 없이 치르는 행정력도 발휘하고 있다.
사실 그는 궁도인이기 전에 무술인이다. 합기도 최고수(9단)로, 영암군합기도협회장과 전남합기도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국합기도총협회 합기도분과 활법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합기도는 종합무술이 아니라 천기(天氣)와 지기(地氣)와 인기(人氣)를 다루는 무술”이라고 소개하는 그의 합기도와의 인연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달리 운동을 좋아했던 문 사두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신북면 소재지에 문을 연 합기도 체육관을 찾았다. 어린 마음에 태권도보다 더 강한 운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 무렵 합기도체육관이 문을 닫자 해남읍에 있는 합기도체육관을 찾아나서는 집념을 보였다.
“운동을 하다 늦어 버스가 끊어지면 지나가는 화물차에 올라타 귀가하기도 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 신북면으로 돌아온 관장을 다시 만나 수련을 계속할 수 있었고, 부사관으로 입대한 군 생활을 마친 뒤에는 신북면에 합기도체육관을 오픈했다.
“고된 농사일과 노동 등으로 인해 휘어진 척추, 목 통증 등을 활법을 통해 치료받으려 찾아오는 고객과 합기도를 배우려는 제자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나름 성공적으로 체육관을 운영한 셈이지요.”
신북면에 문을 연 체육관이 이처럼 호응을 받자 인근 나주 영산포와 무안 일로, 영암읍, 목포, 삼호, 강진, 진도 등에 분원을 잇따라 열고 제자들을 파견해 관장으로 임용하는 등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합기도의 고수과정인 활법 공부를 위해 외국 유학길에 나선 것은 이 즈음이다. 미국에서 4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3년, 일본 동경에서 2년 등 무려 9년 동안 합기도 고수과정인 활법(척추교정술)과 카이로프랙틱(근신경골격관리)을 깊이 연구했다.
귀국한 뒤 문 사두로부터 활법 치료를 받기 위해 찾은 이 가운데는 고(故) 김일태 전 군수도 있다. 팔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파 몇날며칠을 고생했다며 찾아온 김 군수는 문 사두의 치료를 받은 뒤 단 몇 분 만에 팔을 들어 올릴 수가 있었다고 한다.
“氣의 고장 영암이라면서 氣를 관광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월출산 맥반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氣를 이용한 氣체험센터 등 다양한 氣 활용방안을 찾아 상품화한다면 영암군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변화된 영암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문 사두는 현재 신북면 고향집에 ‘선방(仙房)’(신선이 모이는 공간)을 열고, 아프고, 힘들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활법과 氣치료는 물론 고민 상담도 해주며 유유자적(悠悠自適) 살고 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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