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시대 맞이한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처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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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시대 맞이한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처우는?

강성휘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
우리나라에서 요양보호사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8년 이후부터 2023년 12월 31일 현재까지 전남 도내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137,454명이고, 이 중 28%인 38,308명이 도내 1,418곳의 장기요양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 요양보호사는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활동을 돌보는 돌봄전문가로서 국민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개선과제를 안고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무엇보다 불규칙한 근무시간, 저임금, 비정규직, 성희롱 위험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 이러한 환경은 요양보호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 저하를 불러오고, 청년층이 돌봄시장 진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취약한 복리후생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의 72%가 돌봄에 종사하지 않고, 다른 일에 종사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은 일반적으로 4개월 가량 소요된다. 그러나 교육과정이 충분하지 않아 전문성 부족도 계속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요양보호사 제도 도입 초기에 요양보호사 양적인 양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자격증 취득 후에도 제대로 된 보수교육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지적이 반복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부터 제도적으로 요양보호사 보수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현장에서 요양보호사 수요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돌봄 인력부족 문제도 커지고 있다. 특히, 농어촌지역의 경우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힘들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다.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자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재가활동, 사회활동을 돕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 요양보호사들이 투입되면서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요양보호사를 단순한 가사 노동자로 인식하거나,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저급한 인식은 요양보호사의 자존감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돌봄서비스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신체적 쇠퇴에 직면한 노인들에게 요양보호사는 삶의 질 악화를 방지하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요양보호사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물론이고, 요양보호사 노동환경 개선과 권익 보호를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는 개인적 차원의 효도와 부양을 넘어 사회적 돌봄, 국가 돌봄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와 달리 핵가족 중심, 개인주의 확산, 경제적 부담의 확대 등에 따라 부모에 대한 자녀의 직접 부양은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 결과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각지도 않았던 방문요양센터가 지금은 골목마다 최소 한 곳 이상씩 들어서 있고,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요양병원 등의 요양기관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가족 형태의 변화, 부양 환경의 변화로 돌봄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족을 넘어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국가 돌봄시대가 된 셈이다. 이러한 돌봄시대에 서비스 핵심 인력이 바로 요양보호사다. 이들의 서비스 수준이 돌봄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품질 돌봄서비스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부 차원의 요양보호사을 위한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는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돌봄의 필요성은 적극적으로 인식하면서, 돌봄종사자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낮다면 고품질 돌봄서비스는 요원할 것이다.

요양보호사 노동환경 개선, 전문성 강화, 인력 양성 및 수급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그리고 요양보호사 스스로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개선과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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