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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땅의 생명 기운 한데 모두어/봉우리 드높이 치솟아 오르니/가슴마다 스미는 기(氣) 넘치는구나/월출산은 우리 혼의 기상이어라.
하얀 이마 번뜩이는 천황봉 아래/왕인박사 도선국사 우뚝 섰으니/골골마다 문화꽃 향기 은은하구나/월출산은 가없는 우리 자랑이어라.’(월출산 연가)
영암 출신인 전석홍 시인(전 전남도지사, 보훈처장관)이 최근 시집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시학)를 출간했다.
‘시와 시학’으로 등단해 첫 시집 ‘담쟁이 넝쿨의 노래’, ‘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 ‘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 등을 출간한데 이어 이번에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를 펴내는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은 “시를 써 갈수록 시집을 펴내는 일이 망설여진다. 내 시를 내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과연 세상바람을 쏘여도 괜찮은 것인지 자성해본다”면서 “나는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 고빗길 평탄한 길 오르내리며 여기 와 있다. 그 사이 겪으며 생각하고 느낀 것을 시의 손을 빌려 써 왔기에 시 한 편 한 편은 내 삶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시 쓰기의 작은 이정표 삼아 시집을 엮어내기로 했다”고 이번 시집 출간의 변을 대신했다.
특히 시인은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미치지 않으면 이를 수 없다는 따끔한 가르침이다”면서 “이는 나의 시 쓰기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며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문학평론가 김재홍 교수(경희대)는 “시인의 새 시집에서 먼저 주목되는 것은 시인이 부단히 자신과 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제기하면서 생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시인은 시간에 대한 깊이 있는 자각과 성찰의 시를 통해 삶을 올곧게 이끌어 가는 일에 채찍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시인의 ‘월출산 연가’ 등에 대해 김 교수는 “월출산은 그의 고향마을 영암의 명산이자 시인에게 있어 나라사랑의 직접적인 한 표상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민족의식, 역사의식의 한 표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