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모서리는 둥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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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모서리는 둥근지요

전옥란
- ‘문학춘추’로 등단
- ‘솔문학’ 회장 역임
- ‘영암문학’ 시분과 위원장
한 아이가 놀이터에서 여러 개의 모서리를
통과하며 정글짐 꼭대기에 도달하네요
아이의 몸짓이 둥글고 유연하네요
사각의 좁은 틀 안에서 화살촉 같은
세 개의 시곗바늘이 부딪치지 않고
둥글고 유연하게 잘도 비켜 가네요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경계
두부처럼 각이진 모서리를 둥글게 둥글게
연마하며 유연하게 비켜가는 자연의 섭리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그러고 보니 사람과 사람이 스치는 경계에도
무수히 많은 다면체의 모서리가 보이네요
둥글지 않으면 유연하게 통과하기 어려운
관계의 형성에서 과연
그대 모서리는 둥근지요.

월출산
산이 하 눈이 부셔
넋을 놓고 바라보니
객인 듯한 바람이
산문까지 달려 나와
나를 반긴다
백 년도 살지 못하고 떠날 세상
통속적인 관념의 틀에서
소유가 전부인 듯
놓지 못한 집착들
산은
그런 나를 보고
허허로운 모습으로
너털웃음 짓는다
비우고 살았기에
채워진 것인가
혼연스레 안겼다가 돌아오는
삶의 배후에는 월출산이 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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