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속 ‘글로컬 문화’ 직접 만나다
검색 입력폼
 
교육

지역 속 ‘글로컬 문화’ 직접 만나다

삼호고, 유네스코학교-세계지리 다문화체험 프로젝트 답사수업 진행

삼호고교(교장 윤주헌)는 유네스코학교와 세계지리수업의 일환으로 다문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유네스코학교-세계지리 다문화 체험 프로젝트 답사 수업’을 운영했다.
이번 답사 수업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삼호읍의 지역 특성을 반영해, 학생들이 지리 교과 학습을 바탕으로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답사 활동은 삼호고 2학년 세계지리 수강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학생들은 우즈베키스탄, 태국, 베트남,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문화권의 이주민들과 공존하고 있는 지역 내 장소들을 직접 방문해 체험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나라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음식 문화 체험’ 활동을 통해 음식 속에 담긴 문화적 가치와 상징을 탐색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샤슬릭(양꼬치), 슈르파(양고기 수프)와 튀르키예의 도네르 케밥, 베트남의 퍼보(쌀국수)와 분짜(양념갈비) 등을 직접 식당을 방문해 먹어보며, 자연적 요인인 기후와 인문적 요인인 종교적 특색이 식문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무슬림 이주민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지역 내 이슬람교 성전을 방문해 이슬람교의 기본 교리와 예배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종교적 율법을 기반으로 한 식문화인 ‘할랄 푸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현지 무슬림에게 세계지리 수업 시간에 학습한 ‘이슬람의 5대 의무’와 관련된 경관들(코란 경전, 아라베스크 문양 카펫, 메카 기도 시계 등)을 직접 관찰하며 촬영하고 보고서로 작성했다.
특히, 지역 내 무슬림들이 할랄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는 ‘할랄 푸드 마켓’을 방문해 실제 유통되는 식품들을 살펴보며, 문화적 차이와 필요를 반영한 상업 공간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종교와 생활, 식문화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답사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전남이민외국인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지역 내 외국인 주민을 위한 공공 지원 정책과 상담·교육·통번역 등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역할을 직접 들었다. 지난해 7월 개소한 이 센터는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 정착을 돕기 위해 전남도와 출입국·노동·복지·교육 등 여러 행정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삼호고는 이번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지역 내 ‘글로컬(glocal)’한 요소를 직접 체험하면서, 세계지리 수업의 내용을 현실과 연결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수업을 수강한 한 학생은 “선생님께서 답사 전에 공유해 주신 우리 지역 이슬람 성전 건립과 관련한 갈등이 있었다는 뉴스 기사를 읽었다. 실제 이슬람 성전을 방문했을 때, 교회나 절처럼 누가 보아도 알아볼 수 있는 특징적인 외관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존재감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로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우리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업을 기획한 최재원 교사는 “삼호읍은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외국인 주민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인 만큼, 지역 기반 다문화 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지역 이해 교육이자 세계시민교육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험 중심 수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일주 삼호고등학교 교감은 “삼호고의 사례는 지역의 문화다양성을 학습 자원으로 삼아 학생들의 다문화 이해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장 기반의 세계시민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다문화체험 | 삼호고교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