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누렇게 익어가던 날
살림밑천 장만한 성전댁
겨우 첫이레 지내고
보리논에 낫 들고 나갔다는
우리 엄마
눈물 나는 보리 냄새
여운재 넘어 오면
한대리 내 고향으로
엄마 보러 간다
굽이굽이 여운재 넘고
덤재를 지나면
국도 23호선 내려 보이는 산허리
친정 가는 딸아이 지켜보는
젊디젊은 내 아버지랑
다음 그 다음 생에도
꼬오옥 우리엄마인
바위 같은 성전댁 보러
보리 누렇게 익어가는
내 생일날에는
봄바람처럼 덤재를 넘는다
김선희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 사무국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