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의 심장’에 불법 파크골프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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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한의 심장’에 불법 파크골프장이라니

영산강 유역의 고대사 조명을 위해 조성된 마한문화공원이 불법 파크골프장이 덧대 지어져 크게 훼손되면서 위상 실추가 심각하다 한다. 시종면 옥야리 일대에 자리한 마한문화공원은 18만㎡의 부지에 1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영암군의 대표적 역사문화자산이다. 고분을 비롯해 남해신사, 월지관, 몽전, 낭해망루 등 문화자료 및 건축물이 산재해있다. 단순한 전시 및 복원이 아니라 학술자료와 고고학 연구를 기반으로 마한문화를 총체적으로 재정립하는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특히 공원 일대는 옥야리 고분군을 비롯해 고대 마한 유적이 집적된 곳이라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은 공간이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인 의미가 무색하게도 공원 주차장 입구엔 파크골프 관련 현수막이 어지러이 내걸리고, 공원 내부는 연습용 타구장, 티 박스, 코스 번호 안내판 등 체육시설이 문화공원을 점령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취재진이 찾아간 마한공원파크골프장은 지자체의 점사용 허가도 받지 않는 등 공원녹지법을 위반한 불법시설이 가득 들어서 있었다 한다. 코스번호 안내판을 따라 들어간 A코스 4번 홀은 고인돌 주변으로 파크골프 OB막대, 홀컵 등 설치물들이 마구잡이로 위치해 있었다. 덮개돌 11기와 무덤방 18기 등 총 29기의 고인돌에 대한 교육 및 홍보용 자료로 활용하려는 시설이 파크골프 관련 시설로 뒤덮인 것이다. 더 심각하고 충격적인 일은 영암군이 소중한 역사문화시설이 체육시설 설치로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해온 점이다. 실제 영암군은 지난 2017년 공원 내 파크골프장이 들어선 것을 알았으면서도 지역민들의 취미활동 공간이라는 이유로 묵인해왔다 한다. 주민들 역시 찾는 이들도 많지 않아 면민들이 운동 삼아 파크골프장으로 이용하는 게 크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한다. 왜 이지경이 됐는지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암군은 전국 지자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최근 들어서는 ‘마한의 심장’이라는 구호까지 내걸며 ‘마한 역사의 거점’을 자부하고 있다. 마한역사문화공원이 공원녹지법을 위반한 각종 불법 체육시설로 훼손된 사태는 영암군 스스로 이율배반의 행정행위를 한 셈이다. 역사문화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도 모자랄 판에 주민들이 불법 체육시설로 사용하도록 방치한 것은 엉망진창 행정의 극치다. ‘마한의 심장’답게 ‘마한 역사의 거점’답게 불법 체육시설은 당장 철거해야 마땅하다. 마한역사문화공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마한문화공원 | 파크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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