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축산농민들도 울분 토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암한우협회(회장 임정균) 회원 100여명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우반납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기르던 소 20여마리를 싣고 상경하려 했다. 경찰이 막자 소를 전남도청 앞에 풀어놓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큰 충돌은 없었다니 다행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축산농민들의 막막한 심정을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길이 없고 더구나 ‘메아리’도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소 값 파동은 분명 쇠고기 수입 여파다. 유럽산 삼겹살이 대량 수입되고 국내 돼지사육농가들이 한우사육으로 전환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분통터지는 일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방치한 당국의 태도다. 농림부는 청와대 시위를 앞둔 지난 4일에야 소 값을 안정시킨다며 올 상반기 군납용 수입쇠고기를 전량 한우 및 육우고기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쯤이면 우롱(愚弄)에 가깝다. 농민들은 치솟는 사료 값 때문에 소를 굶겨 죽이는 판에 그 자식들일 장병들에겐 계속 수입쇠고기를 먹였다니 말이 되는가.
소 값은 폭락하는데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쇠고기 값 또한 무능한 정권의 무대책 농정의 한 단면이다. 유통단계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항상 그 가격 그대로인 쇠고기 값이야말로 지금 소 값 파동의 주범 가운데 하나 아닌가. 지금의 소 값 파동을 입식 자제 권유에도 불구하고 송아지를 키운 농민 탓으로만 돌리려면 농림부는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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