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시설 관리부서 전락 영암문화관광재단 출연금 증가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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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시설 관리부서 전락 영암문화관광재단 출연금 증가 ‘눈덩이’

영암군, ‘구림한옥스테이’ 관리전환 따라 제2회 추경에 인건비 1억6천만원 반영 계획
출연금 2018년 2억5천500만원→2023년 16억4천700만원→2025년 27억4천만원 급증

(재)영암문화관광재단(이사장 우승희 군수)에 대한 영암군의 출연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종전엔 실·과·소가 관리를 맡아온 여러 문화·관광시설에 대한 관리 전환이 주요 원인이다. 각각의 시설에 대한 관리 전환이 이뤄질 때마다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다 보니 재단의 조직 비대화와 함께 군민 ‘혈세’인 출연금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문화·관광시설의 관리 전환 자체가 추가적 예산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시설을 활용해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익을 창출해야 하나, 작금의 재단에 대한 평가나 실상으로 볼 땐 기대난이라 군민 걱정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
영암군은 최근 새 단장 해 문 연 ‘구림한옥스테이’가 종전 군청 ‘문화예술과’에서 재단으로 관리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이에 필요한 인건비 지원을 위한 출연금 1억6천만원을 제2회 추경예산에 편성하기로 했다. 제2회 추경은 8월 25일 개회할 영암군의회에 상정 예정이다.

재단이 관리하게 될 구림한옥스테이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는 주간요원 2명 5천722만4천800원, 청소미화원 3명 4천522만4천800원, 야간요원 2명 5천689만7천500원 등 모두 1억5천995만6천100원이다. 2025년도 영암군 생활임금 기준인 1만731원을 반영한 액수라 한다.
이에 따라 제2회 추경예산이 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영암군의 재단에 대한 출연금 규모는 연간 30억대에 육박하게 된다.

출연금 규모는 지난 2011년 7월 (재)영암문화재단으로 출범한 뒤 2023년 6월 (재)영암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8년 2억5천500만원, 2019년 2억6천200만원, 2020년 6억2천500만원, 2021년 6억9천300만원, 2022년 5억4천만원 등이었던 출연금은 2023년 16억4천700만원(본예산 8억7천900만원, 추경예산 7억6천800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4년엔 24억2천500만원(본예산 21억1천200만원, 추경예산 3억1천300만원)에 달했다. 또 올해는 본예산에 25억8천만원이 편성된데 이어 제2회 추경예산에 1억6천만원이 계상될 예정이어서 2025년 출연금 규모는 27억4천만원에 이르게 된다.
영암군 출연금 규모가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재단 본연의 설립 목적에 종전 군청 실·과·소가 관리해온 문화·관광시설에 대한 재단으로의 관리 전환이 이뤄지고, 수제맥주 판매 같은 새로운 업무가 추가된 때문이다.

실제로 재단 운영의 근거인 ‘영암군 문화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누더기 조례’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그동안 수차례 개정이 이뤄져, 현재 재단이 수행해야 할 대상사업은 전통씨름 전승 보전 및 영암군민속씨름단 후원과 마케팅, 전통주 및 수제맥주의 판매까지 합쳐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재단 설립의 당초 목적이었던 향토축제 주관 및 지역자원을 활용한 문화 및 관광 기반 구축이라는 본연의 기능보다도, 월출산 氣찬랜드, 국민여가캠핑장 등 ‘잡다한’ 문화·관광시설 관리가 주된 업무로 여겨질 정도가 되면서,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결국 영암군 출연금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재단이 관리하는 문화·관광시설이 늘고, 이에 따라 조직이 비대화한 만큼, 막대한 출연금을 상쇄할 수 있는 수익 창출이 마땅하나 실제 재단 운영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실제 2024회계연도 재단의 결산서를 보면 사업수입 가운데 사용료 수익은 2억9천여만원, 상품 등 판매수익 8천900여만원, 입장료 수익 2억8천여만원 등이 고작이다. 보조금과 출연금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열악한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우선 재단의 주된 기능과 역할부터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향토축제를 제대로 개최할 수 있는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고, 관리해야할 문화·관광시설에 대해서는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지금처럼 무턱 댄 관리 전환을 지양하고 민간위탁이 필요한 시설 등에 대해서는 과감한 위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들 의견을 종합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조직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영암문화관광재단에 대한 군민 비판을 조속히 불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적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으로 집약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27억4천만원 급증 | (재)영암문화관광재단 | 출연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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