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지나온 세월과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모든 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어느 때에는 햇살의 따스함에 묻혀 설렘으로 사랑의 집을 지었다 내가 그대를 생각할 때 어느 순간에는 홀로 삭히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늘 떠날 채비로 마음을 다잡으며 초야의 머금는 모습으로 그리움을 색칠하고 있었다 내가 그대의 이름을 부를 때 솟아나는 마음의 샘에서 채워지는 숫자의 무게를 느꼈다 한 발짝 다가갈 때면 자꾸만 작...
영암군민신문786호2023.12.22 16:12구순을 바라보는 어르신 사십대에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기름기를 빼지 않고 눈꺼풀만 칼로 자르니 호랭이눈이 되어서 남편이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고 저 윗동네 누구 각시는 수술을 했는데 배암눈이 되었다고 무서워 못 쳐다보겠다고 하고 저기 또 누구냐 거그는 꼬막눈이 되었다고 웃겨서 눈을 못 마주친다 하고 친척 중 누구는 치켜 든 눈꼬리가 수술해서 여우눈이 되었다고 크게 웃으시더니 눈까지마! 최인숙 영암문인협회 회장 역임 전남문...
영암군민신문785호2023.12.15 14:53호기심 어린 유년엔 보리밭 위에서 뭐라고 지저귀는 종달새 지저귀는 소리가 신기했다 유년이 가고 나의 배는 항구를 떠나 푸른 바다를 향해 때로는 거친 파도와 싸우고 때로는 잔잔한 바다를 거울처럼 잔잔하게 미끄러져 가기도 하였다 무서울 것이 없는 질풍노도의 항해에서 나는 상어를 잡는 선장처럼 융맹하였다. 그러는 동안 바다 위에 갈매기가 날고 태풍이 불고 눈이 내리고 하늘엔 먹구름이 으르렁거렸지만 나의 눈빛은 매처럼 매서워 갔다 ...
영암군민신문784호2023.12.08 15:12섬진강을 따라 달리다 '개운한 역'에 한바탕 웃음을 남겨두고 산 중턱 소나무숲 사이로 친절하게 도. 깨. 비. 마. 을. 가을바람이 낯선 길을 앞장선다 할머니 무릎베개 삼아 도깨비 이야기에 스르르 잠들었던 어린 시절 추억이 하나, 둘 되살아 나 구불구불 좁다란 길 따라 수많은 도깨비가 다녀갔으리라 빗자루 도깨비, 몽당 도깨비 키다리 도깨비, 물구나무 도깨비 달걀 도깨비, 멍석 도깨비 재치와 해학, 익살스러운 표...
영암군민신문782호2023.11.24 12:05